![]() | 햇빛 좋은 가을날, 몽요담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주황색 물감. 내가 산책하는 사이, 앞산 단풍나무들 설레는 마음으로 목욕하고 떠났구나. - 4:4 # |
![]() | 때로 생면부지인 사람들이 내게 메일로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부탁을 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다. 그런데 간헐적으로 독촉을 해대는 배짱에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. 나는 성자가 될 자질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. - 5:6 # |
![]() | 요즘은 잘 생긴 남자들이나 예쁜 여자를 차지한 남자들을 전생에 지구를 구한 남자들이라고 표현한다. 하지만 그 어떤 남자라도 예비군복만 입혀 놓으면 그 순간부터 전생에 외계인한테 지구를 팔아 먹은 남자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. - 7:52 # |
![]() | 나는 대한민국에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. 내가 소속된 지구와 태양계와 은하우주에도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.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한글로 쓰여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, 한없는 경배를 보낸다. - 8:19 # |
![]() |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을 아무한테나 과시하기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다. 어느날 나는 그가 있는 자리에서 백지에 그림 하나를 그려 보였다. 그가 말했다.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로군요. 예상대로였다. 하지만 내가 말했다. 아닙니다. 이건 모자입니다. - 9:7 # |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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